[연구의 필요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경도 우울 상태(Subthreshold Depression, StD)는 증상 인지가 어렵고 치료 접근성이 낮아, 증상 악화와 기능 손실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그러나 전통적인 대면 치료는 시간·공간적 제약과 낮은 지속 참여율 문제를 지니며, 특히 StD 개인은 치료 필요성을 과소평가하거나 심리적 낙인으로 인해 개입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디지털 중재, 특히 가상현실(VR)은 높은 몰입감과 상황적 경험을 제공하여 심리치료의 핵심 과정을 체화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유망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ACT)는 정서의 회피보다 수용과 가치 기반 행동을 강조하여 StD에 적합한 비약물적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기존 ACT 기반 모바일 혹은 텍스트 중심 디지털 중재는 상호작용의 체감 강도와 행동 데이터의 해석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StD 개인을 대상으로 ACT의 여섯 핵심 원리를VR 환경에 체화적으로 외재화한 VR-ACT 시스템을 개발하고, 그 실행 가능성과 행동적 유의미성을 검증하고자 한다.
[연구의 의미]
본 연구는 임상 근거 기반 ACT 원리를 VR 경험 요소로 변환하여, 감정과 인지 작용이 실제 상호작용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유도되는 치료 경험 구조를 제안하였다. 또한 단순 사후 설문 중심의 평가를 넘어, 센서 및 상호작용 로그 데이터를 활용하여 StD 집단의 고유한 행동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디지털 환경에서 관측 가능한 우울 관련 행동 지표(digital
phenotype)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특히 StD 집단은 VR-ACT 상호작용 과정에서 주의 전환, 감정적 회피, 자기 서사 관점 형성 과정에서 ND 그룹과 차별적인 패턴을 보였으며, 이는 ACT 핵심 기제의 작용을 행동 단위에서 정량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VR 기반 심리중재 설계 시 임상 근거—콘텐츠 전환—행동 데이터 해석이 긴밀히 연결되어야 한다는 프레임워크적 통찰을 제공한다.
[연구결과의 진행 상태 및 향후 계획]
본 연구는 StD 집단 28명과 ND 집단 28명, 총 56명을 대상으로 5회기 VR-ACT 실험을 수행하였으며, 사용경험 지표(SUS, IPQ, NASA-TLX)를 통해 시스템의 실행 가능성과 몰입 기반 사용자 경험을 확인하였다. 또한, 시선·움직임·상호작용 로그 데이터를 활용한 가설 검증을 통해 StD 집단에서 특정 ACT 원리 적용 단계에서 감정적 회피 혹은 자기 관점 전환의 차이가 나타나는 행동적 신호를 식별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 행동 지표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phenotype을 확장하고, VR-ACT를 임상 환경 및 일상적 디지털 정신건강 중재로 적용 가능한 프로토타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한, 시스템 내 상호작용 데이터를 LLM 기반 개인화 피드백 모듈과 연동하여, 사용자의 가치 기반 행동 실천을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지속형 디지털 중재 모델로 확장할 예정이다.
[성과와 관련된 실적]
Bogoan Kim, Dayoung Jeong, Yoonseon Choi, Hyungsook Kim, and Kyungsik Han."VR-ACT: Transforming Clinical Evidence of 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through Virtual Reality for Subthreshold Depression,"Springer Virtual Reality, 2025 (published).
※Virtual Reality는 컴퓨터공학을 구성하는 분야 중 하나인 가상현실(VR) 및 몰입형 상호작용(Immersive Interaction) 분야를 대표하는 국제 상위권 저널임
그림1. VR-ACT의 개요로, ACT의 핵심 원리를 가상 환경으로 외재화하여 디지털 전환한 과정을 보여준다. 참여자는 각 세션에서 제시된 사용자 과제를 전경(첫 번째 행)에서 수행하며, 동시에 사실적인 배경 장면(두 번째 행)은 몰입감을 강화한다. 이러한 전환 과정은 임상적 근거에 기반하여 ACT 원리를 VR 콘텐츠로 구현한 것이며, VR-ACT를 통해 수집된 사용자 상호작용 데이터는 이러한 핵심 원리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데 활용된다.